(경제 #6) 1997년 대한민국 IMF 외환위기 정리
- 재테크/경제 공부
- 2022. 8. 7. 10:46
[달러 강세 시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 약세 이유]
달러의 강세는 바꿔 말하면 '달러 이외의 통화들의 약세'를 의미합니다.
경기 부양 측면
미국의 경우에는 나라 경제력 자체가 강해서 미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고 돈을 빌려도 국채 수요가 탄탄해서 미 국채 가격이 폭락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머징 국가들의 상황은 다릅니다. 미국처럼 경기 부양을 위해 마구잡이로 국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국채를 많이 발행하게 되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불안한 마음에 해당 국가 국채를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머징 국가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해당 국가의 국채 금리가 급등한다는 것은 그 국가의 기업들이나 개인들이 대출 시 적용되는 금리도 상당히 오르게 되겠죠. 가뜩이나 경기도 어려운데 금리까지 튀어 오르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므로 이머징 국가들이 국채를 발행하여 경기를 부양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준금리 측면
국채 발행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어렵다면 다음으로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여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또한 해외 투자자들의 유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달러를 팔아 해당 국가의 통화를 사서 투자를 했는데, 해당 국가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자금을 더 많이 푼다는 것은 그 나라 통화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달러 가치는 오르고 투자한 이머징 국가의 통화 가치는 더 하락할 것 같으면 투자자들의 유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른바 자본 유출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빠져나가려는 해외 투자자들을 잡으려면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게 되겠죠.
<깐율> 이머징 국가 입장에서는 국채 발행을 통한 경기 부양도, 금리 인하를 통화 부양도 사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글로벌 악재 발생시 이머징 국가들이 받는 충격이 선진국 대비 훨씬 큰 이유가 재정이나 통화 정책에서 경기 부양을 할 수 있는 어력이 적기 때문에 경제력이 약한 이머징 국가에 투자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
[IMF 외환위기]
외환위기란
'금융위기'는 금융 기관들의 과도한 빚으로 인해 무너져가는 위기를 말하며, '재정위기'는 국가 재정이 파탄 나면서 국가가 도산 위험에 처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외환위기'는 국제통화를 쓰지 않는 이머징 국가들이 겪는 위기입니다. 미 달러화가 대표적인 국제통화이고 유로화, 엔화, 영국 파운드화, 캐나다 달러화, 호주 달러화 정도가 국제통화의 범주에 포함되곤 합니다.
국제통화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이 되는 만큼 글로벌 각국에서 탄탄한 수요를 갖고 있습니다. 미 달러화가 쓰이는 이유는 무역 거래를 하는 경제 주체들 사이에서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통화로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고, 원유를 구입할 때 무조건 달러화를 지불해야 합니다. 이렇듯 원유의 결제, 다른 나라와의 교역을 위해 당장 쓰지는 않더라도 미래 상황을 위해 일정 수준 달러화를 비축해두는 게 필요하며, 미래 상황을 위해 저축해두는 통화라고 하기 때문에 '기축 통화'라고도 불립니다.
각국에서는 달러화와 같은 국제통화를 외환 보유고에 쌓아둡니다. 향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달러, 유로, 엔 등의 통화를 쌓아두는 것입니다. 외환위기는 이 오환 보유고가 거덜 나는 상황을 말합니다. 해외에서 달러로 돈을 빌리고 나중에 달러로 갚아야 하지만, 국가 전체에 달러가 씨가 마르고 달러를 갚을 능력이 되지 않아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IMF 외환위기 원인 및 과정
IMF는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의 약자입니다. 글로벌 국가들의 은행이라고 보면 됩니다. 달러가 부족할 경우 그냥 나라가 망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가에 달러를 빌려줍니다. 이렇게 빌려주는 자금을 구제금융이라고 합니다. 구제금융을 해주는 대신 IMF는 해당 국가에 여러 가지 정책적인 간섭을 합니다.
1994 ~ 1995년 당시, 일본 엔화의 초강세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일본에 대비해서 크게 높아져 있었고 한국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던 시기였습니다. 수출 전망도 좋고 엔고로 인해 1995년 당시 한국의 기업들은 더 많은 제품을 수출하고자 투자를 늘리기 시작합니다. 당시 국내에서 대출을 위해서는 연 이자 8~10% 정도로 높았었지만 미국을 비롯한 해외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면 국내 이자 수준보다 상당히 낮았습니다. 그 무섭다는 '달러 빚'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수출도 잘되고 달러 벌이도 잘되고 하니 한국의 금융 회사들은 해외에서 돈을 빌려와 원화로 환전하고 국내 기업들에게 대출을 해줍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급 반전하기 시작합니다. 1995년 4월 일본은 '역플라자 합의'를 통해 국제 사회로부터 엔화 약세를 용인받아 엔화 가치가 크게 하락합니다. 한국의 수출에 큰 힘이 돼주었었던 엔화 강세 현상이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반도체 가격 역시 크게 하락하는 등 한국 수출의 주력 산업들이 타격을 받기 시작합니다.
※ 참고) 1994 ~ 1995년 일본의 상황 : 일본의 버블 경제 시절, 이후 총정리
달러 빚을 가져와 투자를 늘렸는데 엔화 약세,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악재가 쏟아지고 수출이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아시아 국가들 분위기가 좋지 않은 데다가 한국의 수출도 어려워진다는 느낌을 받은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에 해준 대출을 연장해주지 않고 당장 갚으라고 합니다.
당시 한국은 '관리변동 환율제'를 쓰고 있었는데 달러당 800원 정도 수준으로 달러-원 환율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달러-원 환율이 800원보다 내려가면 정부나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주며 달러를 사들이고 달러는 외환 보유고에 쌓아둡니다. 반대로 달러 수요가 넘쳐 달러-원 환율이 800원보다 올라가면 외환 보유고에 있던 달러를 시중에 풀어 달러 가치가 하락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1997년 한국 경제는 엔화 약세, 수출 급감, 투자 과잉으로 인한 달러 부채 증가,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위기 상황이 겹치면서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외국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상황에서 달러 수요가 크게 증가하니 달러 강세, 즉 달러-원 환율이 800원보다 위로 계속 올라갑니다. 달러-원 환율을 800원을 지키기 위해 외환 보유고에서 갖고 있던 달러를 시중에 팔아야 했겠죠.
결국 이렇게 환율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외환 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내게 되고, IMF 외환위기는 이렇게 발생하게 됩니다. 환율 방어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달러-원 환율은 크게 튀어 올라 달러당 2,000원이라는 높은 환율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깐율> 주변국의 영향으로 수출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을 때, 투자 과잉으로 높은 수준의 달러 부채 수준을 만들었고 여기에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국가의 외환이 바닥났던 사건입니다. 감당하기 힘든 과도한 부채는 언젠가는 탈을 일으키게 되는 것 같습니다. |
※ 위 내용은 오건영 저자님의 [부의 대이동] 책을 읽고 내용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다음 편에서도 더 좋은 내용을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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