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7) 달러 패권 도전에 대한 역사
- 재테크/경제 공부
- 2022. 8. 9. 11:28
[달러 패권 도전에 대한 역사]
만약 달러의 위상이 낮아지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겠지만, 미국의 재정 적자와 오랫동안 이어져온 무역 적자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부채 등 여러 문제들을 바라보면 먼 미래에는 무너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과거 1800년대에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파운드화가 패권 통화의 역할을 했었습니다. 파운드화가 몰락했던 가장 큰 이유는 영국보다 월등한 경제력을 갖춘 미국이라는 국가와 미국이 사용하는 달러화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달러화 앞에서 파운드화는 과거의 위상을 내려놓고 자리를 내주게 되고 말았습니다. 달러화에 대해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중동 산유국(1970년대)
베트남전(1960 ~ 1975)에서 패전한 후 미국은 경기 침체를 겪게 됩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달러화를 공급해줘야 하는데 당시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금만큼만 달러를 찍을 수 있는 금본위제로 달러 공급을 크게 늘릴 수 없었습니다. 이에 당시 미국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은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달러는 빠른 속도로 공급되어 약세를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1970년대 중동전쟁 이후 OPEC에서는 원유의 수출을 중단하게 되고 전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이 크게 위축되어 국제유가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원유는 달러화로만 결제가 되는데 뒤집어 말하면 원유를 달러로 바꿀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원유 대비 달러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사람들은 달러보다는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원유를 사는 것을 선호하게 됩니다. 당시 시장 참여자들은 유가상승은 영원할 것으로, 무분별하게 공급되는 달러의 위상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FED 폴 볼커 의장은 시중 달러 공급을 빠르게 줄임으로써 금리가 20% 가까운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석유 파동을 거치고 20% 금리 시대를 만난 기업들은 어려움에 빠지고 실업률도 높았습니다. 이렇게 달러화 가치가 오르게 되자 달러 수요가 늘게 되고 가치가 크게 상승하게 됩니다.
그리고 원유의 경우, 국제 유가는 높은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지며 기업들이 도산하게 되자 원유의 수요가 줄게 되고, 원유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배럴당 40달러를 넘던 국제유가는 배럴당 10달러 수준까지 하락하게 되었고 원유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 패권을 넘보던 산유국들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엔화(1980년대)
1980년대 미 FED 폴 볼커 의장의 긴축 정책으로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이게 되자 다른 국가들 입장에서는 자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게 됩니다. 달러 대비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의 경우 자동차 등 수출을 크게 늘려 대미 교역에서 엄청난 달러 벌이에 성공합니다.
이에 1985년 9월 엔화의 두 배 절상을 강요하는 '플라자 합의'를 다행하게 되고, 이후 엔화는 1995년 역플라자 합의를 통해 엔화 약세를 국제 사회로부터 용인받을 때까지 엔화 강세를 유지하게 됩니다. 엔화 강세 속에서 일본의 수출 경기는 둔화될 수밖에 없게 되자 일본은 내수 성장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펼칩니다. 그리고 엔화 강세로 수입 물건의 가격이 낮아지고, 국제유가 또한 크게 배럴당 10달러 수준으로 낮아져 있습니다.
당연히 일본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하게 되고 일본 경제는 이른바 버블 경제가 찾아오게 됩니다. 버블의 힘으로 일본 경제는 1980년대 후반 엄청난 전성기를 누리며 일본 경제가 미국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팽배했습니다. 하지만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부동산 버블을 잠재우기 위한 금리 인상 과정에서 버블이 터지게 되었고,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4 반세기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이어 2013년 아베노믹스를 시작으로 양적완화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유로화(2000년대)
엔화 다음으로 달러 패권에 도전했던 통화는 유로화입니다. 2000년 초 출범한 유로화는 유로존의 국가들을 하나의 블록으로 결집했고 당시 9.11 테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으로 미국은 재정 적자 및 경기 침체를 겪고 있어 달러화는 약세를 보여 유로화는 달러 대비 강세 기조를 나타냈습니다.
유료화로 편입되면서 강국인 독일 등과는 달리 그리스 같은 나라들도 선진 통화인 유로화를 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리스 자체 신용으로는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자금을 빌릴 수 있지만 유로화를 사용하게 되면서 선진국과 비슷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에 낮은 경제력을 가진 국가들이 저금리로 돈을 많이 빌렸고 이 자금으로 재정 지출을 하며 경제 성장을 일구어 나갑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한 경기 부양이 필요해지자 재정 적자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늘어났고 국가 채무를 갚을 방법이 없자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됩니다. 이렇게 그리스 발 재정위기가 다른 나라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기며 유로존 전체의 위기로 퍼져나갑니다.
유로존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이어져오고 있고 유럽중앙은행에서 유로화를 찍어 공급해주지 않으면 상당한 위기를 겪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2000년대 달러화의 위상에 도전할 후보였지만 지금은 2015년 이후 본격적인 양적완화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중국 위안화(2000년대)
중국은 과거 달러당 8.2위안으로 위안화 환율을 고정시켜두는 고정 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2005년 관리변동 환율제를 도입하며 완만한 위안화 절상 기조로 전환하여 10여 년 간 절상 기조를 이어갔고 달러-위안 환율이 6위안 초반까지 하락합니다.
미국은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시중의 달러 공급이 줄어든다는 두려움에 달러 강세 기조가 나타납니다. 일본과 유로존은 2013, 2015년 양적완화를 도입했고 달러 대비 엔화와 유로화는 상당한 약세를 보이게 됩니다. 달러가 엔화나 유로화보다 강세를 보이는데,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하니 위안화는 엔화, 유로화 대비 초강세를 보이게 됩니다. 즉, 중국의 수출 경쟁력이 크게 악화되는 것입니다.
중국은 내수가 강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수출 성장에 의존하는 바가 큰데 수출이 흔들리게 되어 성장에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중국도 이를 견디지 못하고 2015년 8월 달러-위안 환율을 큰 폭으로 올리게 됩니다. 즉 위안화를 절하한 것입니다. 이후 미중 무역 전쟁 등을 거치면서 위안화는 달러당 6위안 레벨로는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2015~2016년 위안화 절하로 인한 위기를 겪은 후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에는 어려워 보입니다.
<깐율> 일본, 유로존, 중국 모두 현재까지 달러 대비 절상 시그널을 찾아보기 어렵고 이들 국가들 모두 자국의 통화 가치를 낮춰 수출을 늘리려는 '환율 전쟁'을 전개하고 있어 달러 패권의 붕괴는 먼 미래까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
※ 위 내용은 오건영 저자님의 [부의 대이동] 책을 읽고 내용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다음 편에서도 더 좋은 내용을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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